
1. 책을 쓰게 된 계기
1.1. 오르비의 열렬한 반응
고등학교 3학년이 되고 내신 공부법에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이전까지는 막막함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 방법을 확실히 알게 되어 앞으로 얼마든지 시험을 봐도 1등급을 받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 깨달음이 잊혀지는 것이 너무 아까워서 오르비라는 학생 커뮤니티 사이트에 컬럼을 연재하게 되었다.
내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총집합하여 국어, 수학, 영어, 암기과목까지 전 과목을 다 담았다. 이걸 올리고 한 동안 조회수가 계속 올라갔고 지금까지 구글에 ‘내신 수학’만 검색하면 해당 글이 가장 먼저 뜰 정도로 사람들이 좋아해줬다. 조회수도 글을 쓰는 시점 기준으로 약 7만회나 쌓였다.
당시에 고3 마지막 내신이 끝나고 시간이 남는 동안 쓴 것이라 아직 대학에 합격하기 전이었다. 사실 컬럼만으로는 내가 전해줄 수 있는 내용이 전부 전해지지 않는다고 느껴 더 긴 글을 써서 책으로 쓰고 싶어졌다. 그런데 책을 쓰더라도 내가 별 볼 일 없는 대학에 붙으면 아무도 보지 않을 것 같아서 SKY에 붙으면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이 다짐으로 더 열심히 공부했다.
1.2. 연세대 합격과 릴스 100만 조회수
마침내 꿈에 그리던 연세대학교에 합격하게 되었다. 합격하고 나서 오르비의 그 글이 떠올랐다. 책으로 쓰기 전에 한 번 릴스로 먼저 만들어보고 싶었다. 만들기도 더 쉽고 릴스의 반응을 보고 더 나아갈지 말지 보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국어, 수학, 영어 과목의 릴스를 업로드했다. 1주일만에 수학 영상은 100만 조회수를 달성했다. 지금은 수학만 250만 조회수가 되었다.
이 영상 반응을 보고 만약 내가 책을 쓴다고 했을 때 영상을 본 사람들의 1%만 사도 1만명이 사는 것일 거고 그러면 책 값이 만원일 때 1억을 벌 수 있지 않나? 라는 단순한 계산으로부터 큰 동기부여를 얻었다. 원래 하고 싶은 말이 정말로 많아서 책을 쓰고 싶기도 했고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줘서 제대로 해봐야겠다고 느꼈다.
2. 출판사 컨택과 시장에 대한 깨달음
처음에 메카스터디북스 출판사에 원고도 없이 연락을 해서 책을 내고 싶다고 밝혔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다. 답장이 없길래 조금만 찾아보니 출판사에 내는 출판을 기획 출판이라고 하는데 나에게 돌아오는 수익이 책값의 10%도 받기 어렵다는 사실과 원고를 받아주는 확률도 매우매우 낮다는 사실을 깨닫고 기획 출판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이유는 내가 이미 원고도 충분히 만들 수 있고 디자인도 내가 스스로 할 수 있으며 내가 직접 마케팅을 하고 판매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단 다짜고짜 원고를 작성했다.
3. 사업자번호 등록과 개인출판사 설립
사실 출판사 설립은 책이 거의 완성될 무렵에 부랴부랴 급하게 진행했지만 실제로는 1인 출판을 위해서는 책을 쓰기 전에 출판사를 먼저 설립하는게 좋다. 사실 출판사를 설립하지 않고 사업자번호 등록 만으로도 책을 판매할 수 있고 사업자번호가 없어도 책을 만드는 건 가능하다.
하지만 내가 출판사를 만든 이유는 내 책에 ISBN을 발급하고 싶어서였다. ISBN을 발급 받으려면 출판사가 있어야 하고 출판사가 있으려면 사업자번호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세무서에서 사업자 신고를 할 수 있고 구청에서 개인출판사를 세울 수 있다. 비용은 거의 들어가지 않지만 ISBN 발급까지 거의 2주가 걸릴 정도로 오래 걸려서 빠르게 출판을 해야한다면 미리 하는 것이 좋다. 나의 경우에도 인쇄를 해야하는데 ISBN이 아직 안 나와서 기다렸다가 바코드를 마침내 넣어 인쇄를 할 수 있었다.
4. 원고 작성과 책 디자인
책 디자인 프로그램으로는 Adobe InDesign을 사용한다길래 1시간 정도 배워봤다. 그런데 막상 써보니 내 컴퓨터에서는 너무 느리고 원하는 대로 만들기가 너무 어려웠다. 가만 생각해보면 자주 애용하던 Canva만으로도 충분히 책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Canva로 시작해봤다.
또 생각했던 것이 보통 원고를 한글 파일에 다 만들고 출판사에서 디자인을 하는데 내가 디자인을 한다면 그냥 원고 작성과 디자인을 한 번에 동시에 하면 더 빠르지 않나? 였다. 12월 초중에 시작했는데 학교 행사들이 2월 중순에 몰려 있어서 그 전까지 판매를 시작하고 싶어서 Canva에서 곧바로 원고 작성과 디자인을 한 번에 했다.
처음 책을 써보는 것이다 보니 굉장히 우여곡절이 많았다. 처음에는 그냥 좌우 동일한 여백으로 글을 쓰고 있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책을 만드려면 왼쪽면의 우측 여백과 오른쪽면의 좌측 여백이 다른 면보다 더 넓어야 하고 책 규격마다 여백이 정해져 있었다. 그래서 100쪽까지 만들었는데 다시 한 쪽식 여백을 수정했다.
또 쪽 번호를 직접 수작업으로 넣어야 하는데 중간에 깜빡하고 같은 번호가 중복이 되면 그 이후 내용을 다시 수정해야 했다. 책 사이즈도 처음에는 국판으로 했는데 글씨가 너무 작은 것 같아 크라운판으로 다시 바꾸는 등 5번은 처음부터 다시 만든 것 같다. 이런 면에서 InDesign을 써야 하는 이유가 되는 것 같기도 하다.
1월 3일이 되어 65쪽까지 완성된 모습이다.






내 전략은 먼저 목차를 완벽하게 짜두고 나서 단 한 번도 수정하지 않고 끝까지 완벽하게 완성하는 것이었다. 어떤 내용을 쓸지는 이미 내 머릿속에 완벽하게 정립되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전략인 것 같다.
하루에 10시간씩 이어서 계속 열심히 글을 써내려갔다. 1월 중후반이 되어 1차적으로 작성이 끝났는데 교정 교열도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다 쓰고 나서 다시 글을 읽어보니 이상한 문장도 많고 오타도 많았다. 엄마랑 내가 2~3번 읽어보면서 계속 수정을 거듭해나갔다.

마침내 2월이 돼서야 책 디자인 파일이 완성되었다. 표지도 더 다늠어서 위와 같은 디자인으로 만들었다.
5. 인쇄
어디서 책을 인쇄할지에 대한 정보도 매우 적었다. 서울 근처에서는 파주를 가면 되는데 부산에서 인쇄를 하려니 어디서 해야할지 몰랐다. 그래도 계속 검색을 하면서 인쇄소를 찾았고 여러 곳에 문의를 해서 가장 저렴한 곳으로 찾아갔다.



앞서 말했듯 ISBN 발급이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2월 19일이 되어서야 인쇄 작업에 들어갔다. 총 546페이지인데 한 권으로 만들면 너무 두꺼워서 2권으로 나눴다. 각각 1,000권씩 인쇄하는데 다 합해서 약 천만원 정도 들어갔다. 1,000부를 인쇄하기로 한 이유는 이미 인스타그램에서 내 책을 사겠다고 한 사람만 100명쯤 되었다. 한 부를 53,600원으로 책정을 했기에 200부만 팔아도 손익분기점은 넘긴다. 또 책 인쇄가 많이 뽑을 수록 가격이 저렴해져서 이런걸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1,000부를 뽑는게 적당해보였다. 천만원이 수중에 없어서 지인으로부터 돈을 빌리면서까지 인쇄를 감행했다. 이때 나는 손익분기점은 무조건 넘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책이 나오는 것도 2주 정도 걸려서 그 동안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를 만들었다.
6.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개설
책을 만들고 서점에 내고 싶다면 서점과 직접 계약을 하거나 이미 여러 서점과 계약이 된 배본사와 계약을 해야한다. 한 달에 수십 만원을 내서 내 책을 창고에 보관하다가 서점이 내 책을 주문하면 대신 보내주는 방식이다. 서점에 책을 내려면 1,000권으로는 어림도 없고 훨씬 더 많이 내야 했고 어차피 마케팅을 내 인스타그램에서 하면 링크를 통해 사람들이 책을 사기 때문에 그냥 서점에 안 내고 온라인 쇼핑몰만 있어도 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여러 쇼핑몰에 다 올리고 싶었는데 이 역시 쉬운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어차피 링크로 사람들이 구매를 하면 굳이 여러 군데 내지 말고 한 곳에만 내는 게 더 낫겠다고 느꼈고 수수료가 저렴하기도 하고 사람들의 인지도가 높은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만 내기로 했다.
제품 상세 설명도 직접 디자인 했고

책 인쇄가 완료되기 전에 예약 주문도 받았다.
책을 보내려면 택배사와도 계약해야하는데 롯데 택배가 제일 저렴해서 롯데 택배를 선택했다. 송장 인쇄기도 구매하고 책 포장재도 구매했다.
7. 첫 발송과 마케팅
마침내 모든 준비가 되어 발송을 시작했다.

첫 날 보내는 주문이 79건이었다. 계속해서 하루에 30건, 20건씩 나갔다. 정말 너무 기쁘고 행복했다. 하나 포장할 때마다 5만원씩 버는 셈인데 돈도 돈이고 내 책에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 자체도 뿌듯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책이 나가진 않았다. 그래서 릴스를 꾸준히 올렸다. 체감상 조회수 1회당 1원 정도 번다고 느낀 것이 조회수 5만회 정도마다 1명씩 구매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회수가 계속 꾸준히 나오도록 2024년에 정말 많은 영상을 업로드했다. 영상 만드는 것도 쉽지 않고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에 숏폼을 계속 올렸고 현재까지 약 2천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가면 갈 수록 영상을 올려도 보던 사람만 영상을 보고 내 책을 구매하는 사람이 적어진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해가 갈 수록 입시가 자꾸 변화해서 점차 내 책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최근에는 영상을 자주 안 올리고 있다. 책을 판매하는 것도 좋지만 이미 충분히 많이 판매했다고 생각하고 가장 처음의 내 희망은 모두 충족되었기 때문이다. 처음 책을 쓸 때는 돈도 돈이지만 내 3년간의 노력과 노하우가 잊혀지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모든 내용을 빠짐 없이 넣은 것이었다. 결국 완성된 책이 나왔다. 그리고 현재 인쇄한 책의 약 80%를 판매했는데 이 역시 충분히 만족스럽다고 생각한다. 물론 더 많이 판매가 되면 좋겠지만 언제까지 책만 팔고 입시만 다루고 싶지는 않았다. 새로운 꿈과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다. AI 분야를 깊게 학습해서 미국 유학을 가고 AI로 창업을 하고 싶다는 꿈이다. 또한 대통령과학장학금을 받으면서 경제적 형편도 조금 나아져서 억지로 책을 안 팔아도 괜찮아졌다. 그래서 최근에는 공부하는 데만 집중을 하고 있다.
8. 마무리
마음만 먹으면 책을 쓰는 것은 정말로 쉬운 것 같다. 이 경험이 나에게 있어서는 귀중하게 느껴지는 게 열심히 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었기 때문이다.









